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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4.02.10 우리 사회의 어두운 자화상. 또 하나의 약속 (1)

우리 사회의 어두운 자화상. <또 하나의 약속>





이 글을 읽고 딱 한명만 더 영화를 봐주면 좋겠다는 심정으로...


제가 처음 '또 하나의 제작' 소식을 알게 된 것은 즐겨듣는 팟캐스트 '그것은 알기 싫다'를 통해서 였습니다. 충무로에서 사그라지고 있던 자신에게 꼭 영화화시키고 싶은 소재가 생겼다며, 담담히 제작계획을 설명하던 김태윤 감독의 이야기를 들으며 이런 영화는 꼭 만들어졌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사실 좀 어렵지 않을까는 마음도 들었습니다. 삼성을 까는 영화인데.. 과연 누가 투자 할까... 소셜펀딩만으로 가능할까... 팟캐스트를 들으며 이런 생각을 하고 있을때, 김태윤 감독은 만약 투자금 규모가 작다면 다큐형태로라도 반드시 찍겠다는 의지를 보였고. 응원하는 심정으로 제작두레에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한참의 시간이 지나고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다는 소식을 듣고, 전국을 돌며 진행한 3만명의 시사회를 통해서도 상업적인 성공이 예상된다는 평가를 언론을 통해 확인하면서 좋은 영화에 작은 도움이나마 되었구나 하는 생각에 즐거운 기분이 들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이 영화 잘되겠다... 섣부른 낙관을 하기에 이르렀죠...



박근혜는 불편해도 괜찮지만, 삼성은 불편하면 안되는 사회.


저는 음모론을 좋아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또 하나의 약속이 제작되는 과정에서 불거졌던 삼성의 외압설을 상당히 경계하였습니다. 삼성의 도덕성을 믿어서가 아니라 우리 사회의 건강함을 믿고 싶어서였습니다. 변호인도 무리없이 개봉해 1,000만을 넘었는데, 또 하나의 약속 정도의 영화도 제대로 볼 수 없는 사회라고는 생각하고 싶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역시 대한민국은 삼성자본주의 사회가 맞았습니다. 사회에 대한 저의 기대도 또 하나의 약속 개봉관 논란을 보면서 여지없이 무너졌습니다. 삼성의 광고를 의식한 극장들의 몸사리기다. 아직 남은 소송에 미칠 영향을 우려한 삼성의 호작질이다. 뭐 많은 추측들이 있지만, 어떤 원인이든 돈을 벌어야 하는 극장이 돈 되는 영화를 포기한 것은 더 큰 자본의 영향이라는 결론밖에는 없었습니다. 


삼성자본주의에 종속되어 있는 대한민국은 결국 정치권력의 최정점인 박근혜가 불편한 영화는 괜찮지만, 경제권력의 끝판대장인 삼성이 불편한 영화는 새끼 자본들이 알아서 기는 암울한 사회인 것이죠.



개봉 전 영화예매율 1위, 개봉 후 3위, 극장 관객 점유율 1위, 그래도 열리지 않는 스크린.


대구 중앙로역을 중심으로 반경 500m내에 CGV가 4곳에 30개의 스크린이 있고, 롯데시네마가 2곳에 18개의 스크린이 있습니다. 그런데 이번 주 단 한곳에도 '또 하나의 약속'이 상영되지 않았습니다. 하도 어이가 없어서 전화를 해보니 자기들도 모른답니다. 하긴 알턱이 없겠죠. 안다고 말해줄 일도 없을테고...


8일까지 192개 스크린, 전국 12만 1006명이 관람하였습니다. 이 숫자가 얼마나 대단한지는 같은 기간 개봉한 프랑켄슈타인과 비교해보면 충분히 알 수 있습니다.





 

참... 갈 길이 멉니다. 또 하나의 약속 손익분기점이 60~70만인데... 원래 2월은 영화 비수기인데다가 다음 주 올림픽이 본격화 되면 극장은 한산해 지겠죠. 시중에 떠도는 음모론 중 유력한 하나가 '2월 비수기에 스크린을 최소한으로 열여줬다가 올림픽 열기와 함께 묻어버리자.'입니다. 딱 들어도 충분히 실현 가능한 음모론입니다.



또 하나의 약속은 편견없이 봐도 꽤 괜찮은 영화입니다.





삼성의 외압때문에, 삼성을 까야하기 때문에, 삼성이 싫어서, 영화를 관람해야 한다면 그 또한 참 못할 짓입니다. 영화는 영화일 뿐인데 말이죠. 삼성 때문에 논란이 커졌지만 '또 하나의 약속'은 영화 그 자체로도 충분히 꽤 괜찮은 영화라는게 영화를 보고 온 저의 감상평입니다.


무례한 거대 자본이 개인을 피박하는 것이 무슨 특별한 소재인 것도 아니고, 삼성이라는 피부에 와 닿는 구체적인 사실관계에 있음에도 영화는 굳이 자극적인 길을 선택하지 않았습니다. 아버지를 영웅으로 만들수도 있었고, 삼성을 보다 적극적으로 비난할 수 있었을텐데... 영화는 그저 자본과 사회 때문에 원치 않은 상황에 빠진 개인들의 암울함을 담담히 담아내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영화가 밋밋하다. 너무 몸을 사렸다는 비판도 있습니다. 하지만 저는 오히려 담담해서 좋았습니다. 어설픈 분노보다는 그 분들의 아픔에 초점을 맞추고, 그저 평범한 행복을 지키고픈 가족의 이야기가 마음에 들었습니다. 저도 차라리 좀 더 다양한 가족의 이야기를 밀도있게 다루는 것이 어땠을까하는 아쉬움이 들긴 하였지만, 역시 전체적인 평가는 좋은 영화, 추천해도 괜찮은 영화, 돈이 아깝지 않은 영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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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모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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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좌완투수 2014.02.11 17:30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음 글쎄여 반대로 보면 남의 돈 벌기가 쉽지 않다는 말인듯 한데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