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장은 어떻게 세습되었나?

- 역대 대구시장 이야기


결론을 먼저 말하면 세습은 잘못된 표현이다. 


엄연히 선거로 당선된 민선 1기 문희갑 시장 이후로 매번 공명정대한 선거로 당선되었으니 '세습'이라는 표현은 온당하지 않다. 

하지만 문희갑 - 조해녕 - 김범일로 이어지는 민선 대구시장의 계보를 보고 있노라면... 뭐랄까... 

그 동질감... 뭔가 연결 된 듯한 느낌을 쉽게 지우지 못한다.


같은 정당이어서 만일까?

쭈~욱 한 번 살펴보면 그 이유를 알 수 있을까?




문희갑 시장의 당선은 나름 반향이 컸다.

무소속 돌풍이라고 불리기도 했으니까. 하지만 뭐 완전한 의미의 무소속은 아니었고, 당내 경선에서 밀려 나온 것이었다.

그런데 어이쿠야. 상인동 가스폭발의 수습 과정에서 실망한 민심이 사쿠라 무소속에게 쏠리며 큰 힘이 되었고,

쟁쟁한 후보 사이에서 당선할 수 있었다. 

물론, 화려한 스펙이 도움이 되기도 했다.


문희갑 = 나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대구가 왜 이렇게 푸르게 푸르게 되었냐며는 문희갑 시장의 공이 매우 크다.

실제 시민들의 평가도 좋은 편이다.


요즘이야 삼성이 워낙 잘나가니까 혹시나 콩고물... 싶어 삼성에게 호의적이지만.

2000년 초반 삼성에 대한 대구 시민의 정서는 최악이었다.

경제적인 문제였다지만, 삼성 상용차 공장의 대구 유치 취소는 큰 충격이었다.

그런데, 삼성이 상용차 공장을 짓는다는 핑계로 문희갑 시장에게 토지 용도변경 등 각종 특혜를 받았고,

아파트와 홈플러스를 대규모로 짓고 먹튀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시민들은 엄청난 배신감에 휩싸였다.

문희갑 시장의 속사정은 모르겠지만. 

배터지게 먹고 튄 삼성 덕분에 제대로 뒤통수 맞은 꼴이 되었다.


최근 간간히 전직시장이 고향에서 훈장선생님 한다고,

또 어느 후보 지지선언 했다고,

지역 발전을 위해 노력한다고,

미담처럼 지역 언론에 노출되시는데...


흠... 무려 정기적인 뇌물수수로 현직 시장이 구속되었었는데... 

역시 죄는 잘 잊어주시는 우리 언론이시다.




상인동 지하철 가스폭발 사고로 전직 시장에다 여당의 공천을 받고도 4등으로 추락.

8년 만에 시장이 다시 되었더니 중앙로 지하철 화재 참사로 곤욕.

시장 끝날 때쯤 되어서는 대구 서문시장 한 복판에서 큰 화재로 재선 도전 포기.


지금이야 그 사람 참 운 없네 정도로 정리되지만.

중앙로 지하철 화재 때 시장으로서 대처한 거 보면 정말 욕을 안할래야 안 할 수 없다.

다시 생각해도 침 뱉고 싶어진다.

궁금하면 직접 찾아보시길.

공무원들이 세월호 사태 수습을 어떻게 할지 예상 가능케 해줄 것이다.


그런데 재밌는 건 이분 요즘도 완전 왕성히 활동하고 계시다.

현직 대구사회복지모금회 회장으로 재직 중이시고

2011년 세계육상선수권대회 조직위원장도 엮임 하셨다. 

퇴직 후에도 끝발 좋으시다.


물론 본인 능력이 탁월하셔서 그렇겠지만...


이분이 임기 중간에 정무부지사를 서울에서 초청해 왔다.

누구를? 바로 김. 범. 일.

당시 김범일 시장이 산림청장이어서 대구 부시장이 한 끗발 낮은데도 꼬셔오셨다. 

능력 좋으시다.  

그리고 부시장 끝나고 시장 후보로 공천 받을 수 있도록 도와줬다는 설이 돌았다.


여튼 김범일 시장이 극진히 모신 건 확실해 보인다.

예의가 발라서? 그렇겠지.




마지막으로 3선 도전을 포기하시고 용퇴하신 김범일 현 시장님.

꽤 반향이 컸다. 두 번의 선거에서 70% 넘는 득표율을 보여줬었고, 당연히 3선 도전을 하지 않을까 했다.


하지만 역시 그는 포기했다.

최근 김범일 시장에 대한 평판은 매우 좋지 않았다.

시정에 대한 시민들의 체감 여론도 물론 좋지 않았지만

특히 지역 유지 사이에 네가지 없고, 안하무인이라는 소문이 많이 났다.


소문은 소문일 뿐이겠지만,

인기가 없는 건 명확한 것 같다. 이웃집 경북도지사는 스무스하게 3선에 뛰어들었는데...

본인의 심정은 어떨까?


개인적으로 앞으로 뭐할지 좀 궁금하다.



역대 대구시장 이야기를 간략하게 정리해보니, 

왜 이들이 세습 한 듯한 느낌을 주는지 알 것 같다.

이들은 참 비슷하다. 

행태와 느낌. 아우라에서 동질성이 팍팍 느껴진다.

비슷하다는 이유만으로 나쁘다 할 수 없겠지만...


하지만 뭘까. 이 불편함은. 

얼굴만 바뀔 뿐 변하지 않는 듯한 이 답답함.

마치 조선 후기의 세도 정치를 겪는 듯한 이 기분.


역시 바뀔 필요가 있다.




 

Posted by 모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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