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그녀는

남자친구를
리그오브레전드(lol)에

빼앗겼는가?



글 사공광 / 편집 롤에남친뺏긴미경


카톡, 카톡, 카톡. 한 남자의 휴대폰에서 메시지가 연속해서 수신된다. 그러나 그 남자는 모니터에 온 신경을 집중한 채 마우스와 키보드로 전장을 지휘하느라 메시지에 신경 쓸 겨를이 없다. 약 30분 후. 그제야 여자친구에게서 온 메시지에 답장한다


". 어 미안ㅠㅠ 나 공부 중이었어.”

“ 오빠 거짓말 하지 마. 요새 30분 간격으로 답장 오는 빈도가 잦아졌어. 요새 롤 하지? 내 친구 남친들 중에 롤 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30분 있다 답장 온다던데!”

“ (헉)...”“ 오빠 요새 너무한 거 아니야?? 롤이 좋아 내가 좋아? 아무리 롤이 좋아도 답장은 바로바로 해줄 수 있는 거 아니야??”

“아니 그게···. 네가 안 좋다는 게 아니고···. 게임 특성상···.”

“게임 특성이 뭐!”


여자친구의 입장에서는 도저히 이해할 수가 없다. 도대체‘ 롤’이 뭐길래 남자친구의 정신을 빼앗아 간 걸까?





1. RTS


“오빠, 애니팡처럼 죽고 나서 나한테 답장하면 되잖아!!!”
“아 그게···. 애니팡처럼 죽으면 새로 할 수 있는 게 아니라 죽으면 적이 아이템 하나 더 가지는 거를 신경 못써... 그러면 지거든ㅠㅠ”

“ 그러면 오빠, 롤 하고 있으면 나 딴 남자 만나는 것도 신경 못쓰겠네? #$(%#(*$@#$”


리그오브레전드는 다양한 게임 유형 중 Real-time strategy, 줄여서‘ RTS’에 해당한다. 'RTS'는 실시간 전략게임을 뜻한다. 실제 게임을 하면 화면 내에 게임 시작시간으로부터 시간이 얼마나 흘렀는지에 대한 정보를 제공한다. 게임 내의‘ 시계’는 플레이어의 캐릭터인 ‘챔피언’이 사용할 수 있는 스킬의 재사용 시간에 대한 카운팅과 중립 몬스터의 생성 시간 카운팅 등과 같은 게임 내의 중요한 정보를 얻을 수 있도록 설정된 것이다. 이는 초 단위로 게임의 흐름을 ‘리딩(Reading)’하도록 요구하는데 이를 위해선 그만큼 집중도를 높여 두뇌를 회전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다. 따라서 여자친구의 메시지는 휴대폰 스크린에 그저 덩그러니 떠 있기만 하는 것이다.






2. Diversity


“오빠 이제 그만할 때 안됐어?? 롤 강의가 있었다면 오빠는 A+야. 이제 롤에 대한 충분한 공부를 한 것 같아. 그만 하는게 어때?”

“ 아니야···. 아직 모든 캐릭터를 섭렵하지 못했어···. 나는 C- 수준이야···. 재수강 감이지···. 아직 멀었어ㅠㅠ“


그녀가 보기에 남자친구는 롤에 대해 통달할 만큼 시간을 투자한 것 같은데 아직 모자란단다. 도대체 무엇이 모자라단 말인가? 롤에는 총 115개의 챔피언이 있다. 챔피언 각각 마다 고유의 특징이 있기 때문에 롤을 한다는 사람이면 모든 챔피언을 플레이해보고 싶은 욕구가 있다. 단지 챔피언 하나에 한 번의 플레이를 한다면 많은 시간이 소비되지 않는다. 하지만 한 챔피언에 다양하게 능력치를 부여하여 플레이 할 수 있기 때문에 적어도 한 챔피언에 열 번씩은 플레이 해봐야 해당 챔피언에 대해 이해를 했다고 생각된다. 이를 위해선 얼마의 시간을 투자하여야 할까. 115개 X 30분 X 10회(챔피언 수 X 평균게임 시간 X횟수) = 34,500분, 575시간, 약 24일에 해당하는 수치다. 수치적으로만 생각한다면 게임 폐인이 아닌 이상 그녀의 남자친구는 아직 A+를 받기에 부족한 시간을 투자한 것이 맞는 것이다.




3. Taste


“오빠 지겹지 않아? 한 역할 가지고 그렇게 오래 하면?”
“아 그게 한 역할만 있는 게 아니구 다양한 역할이 있어. 삼국지 봤지? 장비 같은 전사도 있고, 제갈공명 같은 지략가도 있고, 또···.”

”아아, 그만 됐어ㅜㅜ“


단순히 실시간으로 머리싸움을 한다는 특징 하나만으로는 남자친구의 시선을 사로잡을 수 없다. 롤의 'Taste'적 특성을 소개하기에 앞서 하나의 예를 들어보자. 카페를 갔다고 하자. 단지 카페에서 제공하는 커피를 마시기 위해 방문했는데 카페에 다양한 책도 갖춰져 있고 영화도 볼 수 있는 공간도 있다면 어떨까? 한 곳에 다양한 Taste가 존재한다면 그것에 대한 선호도가 커질 것이다. 롤이 이와 유사한 특성을 가진다. 한 게임에서 영화‘ 300’에 나오는‘ 전사’ 유형,‘ 고지전’에서 '김옥빈‘ 분이 연기한 ’저격수‘ 유형, ’전우치' 에서 강동원 분이 연기한 '도사'유형 등 총 5개의 각기 다른 특징을 가진 유형들이 존재한다.

사람의 특성에 따라 어떤 유형을 할지 선호도가 정해진다. 하지만 게임을 하다가 다른 유형의 적에게 죽어 검은색으로 뒤바뀐 화면을 바라보고 있노라면 좀 더 강해 보이는 유형을 해보고싶은 욕구가 생긴다. 이 때문에 여러 유형을 플레이하게 되므로지겨움을 느끼지 못하는 것이다.







4. Party


“오빠, 알겠어. 근데 나 만나고 나서 저녁에 한두 게임씩만 하면 안 돼? 굳이 친구들 만나가며 그것도 PC방에서 몇 시간 동안 죽치고 있을 필요 없잖아.”“ 아 그게 같이 해야 재밌어···. 혼자 하면 모르는 사람이랑 하니까 팀플도 안 맞고싸움만 나고···. 아는 사람들끼리 할 때 또 다른 맛이 있단말이야···.”

“ㅜㅜ”


롤은 스타크래프트처럼 혼자 플레이하는 게임이 아니다. 5인이 팀을 구성하여 적과 5 vs 5 대결을 벌이는 시스템이다. 이는 친구들 간의 팀플레이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따라서 친구들과 한 두게임 시작하다 보면 점점 재미 들여 걷잡을 수 없이 플레이 시간이 늘어나는 것이다. 그뿐만 아니라 혼자 플레이하는 것보다 5명이서 플레이하기 때문에 각자 플레이어들이 가진 특성을 조합하여 다양한 플레이를 해볼 수 있다. 챔피언의 수가 115개인 것을 고려했을 때 개, 약 153,476,148개라는 엄청난 수의 조합으로 플레이해볼 수 있기 때문에 팀플레이란 시스템으로 인해 플레이 시간이 늘어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오빠 알겠어. 이해했어. 근데 우리···.”
“탁타타탁”
“오빠?”
“탁타타타탁”
“오빠!”
“탁타타타타탁”
“오빠!! 5초 내에 대답해. 아님 우리 끝이야!!!”
“5, 4, 3, 2, 1”
“뚜뚜뚜”


그게 그에게 남은 단 하나의 메시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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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애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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