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거인 생존기 #3 - 독거인 인터뷰


대학생 독거인들의 대표적 주거형태인 자취와 고시원으로 나누어 만나보았다.
이들은 어떤 방식으로 생존해나가고 있을까?


취재/사진 혜은




고시원 1년차 독거남 P군(24)



독거해온지는 얼마나 되었나
1년 조금 안되네요.



어떤 연유로 독거하게 됐는지
학업에 전념하고자...



학업은 잘 되어가나?
노코멘트.



끼니는 어떻게 해결하나
제일 위층에 공동 부엌이 있어요. 거기에 공동 냉장고가 하나 있긴 한데....... 집값이 싸서 그런지 여긴 밥도 안줘요.



그래서 밥은 안 해먹나?
웬만하면 밖에서 해결하고 오려고 노력해요. 고시원에서는 반찬을 갖다 놓으면 남이 먹거나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해요. 좀 웃겼던 게 어떤 사람이 우유를 사다놓고 자기가 먹은 만큼 눈금을 표시 해두더라구요. 그런 거 보면 기발하기도 하고 서글프기도 하고....



요새는 고시원도 개인 욕실은 다 있다던데
제가 3층짜리 고시원에 사는데 1층은 개인 욕실이 있는데 가격이 비싸요. 저는 18만원하는, 개인욕실 없는 3층에 사는데 여기는 샤워시설이 하나에요. 샤워기만 달랑 하나 있어서 아침에 바쁠 때 누가 씻고 있으면 진짜 짜증나요. 씻는 시간이 겹쳐서 안 씻고 학교 간 적도 있어요. 근데 또 오래 살다보니 씻는 것 때문에 같은 층 사람들 생활패턴을 자연히 외우게 되더라구요.



기억에 남는 사건사고가 있다면?
저는 없었는데, 여러 사람이 지내다보니 종종 있어요. 신발장이 층별로 공동으로 썼는데 그래서 반강제로 일부러 낡고 허름한 신발만 신었어요. 만약에 괜찮은 신발을 신었을 땐 침대 밑에 두거나 했어요. 아, 그리고 예전에 시험치고 낮에 자고 있는데 옆 방에서 알람소리가 났어요. 잠을 못 잤기 때문에 빡친 상태로 저녁에 그 사람한테 말하러 갔는데 중국인인거에요. 인사만 하고 바로 내 방으로 갔어요. 영어로라도 말 붙여 볼걸....



고시원은 총무랑 친해야한다던데...친분은 좀 쌓았는지?
전혀. 돈 내야 할 때만 대화해 봤어요. 아 전화 통화 몇 번했던 적은 있는데, 알람소리가 너무 크다고 줄여달라고. 끝이네요.



고시원의 장점은?
보증금이 없다는 거랑, 음........ 굳이 찾자면 옆 방 사생활 간접경험(?)



많이 외로운가 보다
애초에 외로울 여지가 없어요. 정말 집 안에 아무것도 없어요. 집에 있는 건 책상, 침대, 에어컨 끝. 티비는 꿈도 못 꿔요. 그래서 일부러 정말 잘 때만 들어와서, 외로움을 달랠 겨를이 없었어요. 집이 면 휴식도 취하고 여가도 즐기고 싶은 마음이 들텐데 오히려 집에 덜 있게 되더라구요.



가장 외로운 순간은
혼자 밥 먹을 때요.



고시원에 살면서 해보고 싶은 게 있다면
2인 투숙...(부끄)



고시원 독거에 대해 한 마디.
그냥 비추. 어지간하면 자취를 하던가, 룸메이트를 구해서 같이 사는 걸 추천합니다.







자취 3년차 독거녀 L양(25)


독거해온지는 얼마나 되었나
2년 반 넘었어요. 거의 3년 다 돼가네요.



어떤 연유로 독거하게 됐는지
대학교를 타지역으로 오게 돼서요. 사실, 전 독거가 꿈이었어요.



꿈?
네. 식구가 많아서 항상 붐비며 살았거든요. 혼자만의 공간이 필요했어요.



그래서 지금은 행복한가?
아니요. 꿈은 얼마 안가서 현실이 되더라고요.



현실은 어떠한지
혼자 먹는 밥, 음식물 쓰레기, 그리고 외로움. 가족들이랑 살다가 혼자 사니까 적막이 너무 크더라고요. 혼자서는 절대 채울 수가 없어요.



그럼 룸메이트를 구하면 되잖나
그렇다고 누구랑 같이 살기는 또 싫었어요. 신경 써야하는 부분이 있으니까. 그래서 라디오 켜놓고 살고 있어요.



끼니는 어떻게 해결하나
먹는 건 잘 챙겨먹어요. 한 달에 한번 정도 고향 내려가서 엄마 반찬 싸들고 오고 하니까. 밥이야 전기밥솥이 하고. 자취하면서 요리가 좀 늘어서 좋은 것 같아요. 근데 역시 문제는..



문제는?

음식물 쓰레기가 문제에요. 음식은 왜 이렇게 빨리 상하는지 모르겠어요. 게다가 혼자 사니까 요리를 해도 항상 남아요. 재료도 빨리 못써서 버릴 때도 많구요. 예전에 한 번 양파를 한 망을 산 적이 있었어요. 양이 많아서 그걸 바구니에 담아서 부엌에 두고 신경을 안 쓰고 있었더니 이게 싹이 자라고..

자라서.......나무가 될 뻔 한 적이 있어요.



가장 자신 있는 요리는?
찌개류랑 볶음밥. 만들어본 사람은 다 알거에요. 된장찌개는 된장이, 김치찌개는 김치가 관건이에요.



여자 혼자 살면 무섭지 않나
제가 원래 진짜 겁이 없거든요. 밤길도 혼자 잘 가고 혼자 있는 것도 좋아하는 편인데 요새는 세상이 너무 흉흉해서 조금 무서워요. 얼마 전에 숨바꼭질 보고 집에 들어왔는데 너무 무서워서 온 집안 불 다 켜고 막 확인하고... 근데 아직까진 실제로 도둑맞거나 뭐 누가 따라 오거나 한 적은 없어요. 다행이죠.



가장 외로운 순간은
문 열고 들어와서 컴컴한 방의 불을 켤 때



자취생만의 특권이 있다면
집에서 친구들과 음주가무를 즐길 수 있다는 거? 별로 안 친한 친구를 재워줘야 할 땐 좀 난감하기도 하지만.



남자친구를 집에 데려온 적이 있나
노코멘트.



독거에 대한 생각
장점이 있고 단점이 있어요. 근데 확실히, 인간은 함께 사는 게 정신건강에 좋은 듯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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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애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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