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음대졸업생들의 계란으로 바위 깨는 세 번째 유럽 도전기

아리랑을 들려주러 유럽에 간다.

이번이 세번째다.




글레스톤베리 두 번째 입성


드디어 글래스톤베리 페스티벌(영국)1)에 참가했다. 작년에 이어 두번째라 비아를 알아보는 사람이 생겼다. 더욱 기분 좋은 일은, 비아를 대하는 태도와 비아의 위상이 달라졌다는 거다. 이전에 우리는 스텝공간에서 묵어야만 했다. 올해 다시 찾은 비아의 숙소는 더 좋아지고 공연시간도 좋은 시간 대로 옮겨져 있었다.


글레스톤베리에서 공식적인 공연을 두 번 예정되었다. 하지만 글래스톤베리 페스티벌은 사실 어디나 다 공연이 가능한 자유로운 곳이다. 우리가 있었던 그린필드 구역 옆에는 히피 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힐링필드가 있었다. 그쪽 공터에 낡은 피아노가 있었는데 조율이 되어 있고 소리도 훌륭했다. 우리는 이곳을 주 무대로삼았다. 5일 동안 거의 매일을 여기서 버스킹을 했다. 공연을 하게 되면서 런던에서 “피아노 가라오케”란 직업의 아줌마 피아니스트 질리 스펜서 씨를 알게 되었다. 우리와 질리는 힐링필드 낡은 피아노를 서로 번갈아 치며, 공연도 하고 콜라보도 했다. 공연이 재밌다는 소문이 났는지, 영국 BBC와 여러 외신이 취재를 해왔다. 그렇게 이런 저런 일이 많았던 5일의 시간은 너무도 빨리 지나갔다.


마지막 날인 일요일 저녁에는 비아의 글레스톤베리 페스티벌의 두번째이자 마지막 공연이 토드홀에서 열렸다. 우리를 초대해 준 그린피스의 중요한 사람들이 모두 공연에 참석해 주었다. 분위기는 최고였다. 글래스톤베리 페스티벌는 앵콜을 잘하지 않는 것으로 유명하다. 그러나 우리의 공연이 끝나자 모두들 앵콜을 외쳤다. 그 공연이 끝난 뒤, 우리는 '러블리 비아'가 되어 있었다. 그린피스 사람들은 내년 글래스톤베리 페스티벌에도 우리를 초대해주었다.





유럽 곳곳에 아리랑을 들려주다



비아의 유럽이동경로



축제가 끝난 다음날 7명의 멤버 중 두 명은 일정상 한국으로 돌아가야 했다. 글래스톤베리 페스티벌 두 번째 참가를 대성공으로 마무리하며, 나머지 다섯 멤버는 도버해협을 건너 네델란드로 향했다. 몇 번의 버스킹을 하고 우리는 덴마크 코펜하겐으로 이동했다. 세 번의 유럽 투어 중 북유럽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코펜하겐에는 ‘김치페스티벌’2)이 열리고 있었다. 우리의 숙소와 여러 편의를 제공해주신 오대환 목사님은 우리에게 이런 이야기를 들려주셨다.


“꿈을 가지고 덴마크로 들어 온 한인이 260명이죠. 하지만 한국인 입양아는 8000명이나 되죠. 한국 고유의 음식인 김치가 덴마크인들에게 일본음식으로 알려져 있을 정도로 한국의 인지도가 낮아요. 한국의 맛과 멋을 알리고 2만 명의 입양아 가족들에게 한국이 자랑스럽게 느끼시도록 하고 싶었습니다.”


목사님의 말에서 우리는 한 아름 숙제를 받은 느낌이었다. 한국의 문화를, 아리랑을, 이 땅에서 연주하는 것이 결코 작은 일이 아님을 느꼈다.


무거운 발걸음을 간신히 돌려 우리는 독일로 향했다. 비아가 사랑하는 독일 남부의 생태 도시 프라이브룩과 바덴바덴, 프랑크프르트, 하이델베르그에서 버스킹 공연을 했다. 특히 하이델베르그는 2009년 처음 유럽투어 때부터 알게 된 하이델베르그 시내의 유명가게인 “애나의 초콜렛집”이 있는 곳이다. 벌써 그 가게 앞에서 3번째 공연을 하게 됐다. 매년 이곳을 들린 것에 감격하신 할머니는 “다음에 오면 그땐 꼭 공연장에서 공연을 하자. 내가 공연장을 알아볼게.”라며 고마운 약속을 해주셨다.



애나의 초콜릿집 앞에서의 버스킹



40일의 유럽 일정 중 반이 지나갈 때쯤 우리는 이탈리아로 향했다. 이탈리아 밀라노는 2번째 방문이었다. 2011년 첫 번째 비아가 머물렀던 숙소의 주인집에서 하우스 콘서트를 했었는데, 그 곳에서 우리의 세 번째 투어 소식을 듣고는 다시 하우스콘서트를 부탁하셨다. 공연 때 집주인 내외가 가까운 친구들을 불렀었는데, 그 중에 한 분이 프랑스 파리에서 공연장을 빌려 공연을 해보는 게 어떻냐라는 제의를 하셨다. 아쉽게도 이제 일정이 10일도 남지 않은 상황이라 거절할 수밖에 없었다.



세 번째 유럽투어 마지막 나라인 프랑스였다. 정든 이탈리아를 떠나 프랑스 남부 프로방스지역으로 이동했다. 프랑스 남부의 여름은 낮 기온이 39도까지 오를만큼 아주 더웠다. 우리가 숙소로 정한 곳은 캠핑장이었는데, 이곳은 나름 체인점 형태를 가진 규모가 컸다. 거기선 매일 저녁 이벤트가 열렸는데, 우리도 그곳에서 공연을 했다.


싸이의 강남스타일 인기는 이곳에서도 확인할 수 있었다. 댄스타임에 메인곡은 강남스타일이었고 노래에 맞추어 남녀노소 모두가 말춤을 일사불란하게 따라했다. 캠핑장에서의 뜨거운 시간을 보내고 파리로 이동했다. 파리로 오기 전 가야금을 연주했던 멤버가 좀 더 여행을 하고 싶다고 해서 아비뇽의 숙소에 데려다 주고 아쉬운 이별을 했다.


그렇게 해서 처음 7명의 멤버가 이제 4명의 멤버가 되어 세 번째 아리랑을 들려주러 온 투어를 마무리하게 되었다. 파리에 도착하여 떠나기 전까지 하루 남짓의 시간이 남았다. 우리는 파리 버스킹의 메카 퐁피두센터와 에펠탑이 보이는 사이오궁 앞에서 공연을 했다.


오래 전 유럽여행을 꿈꾸며 봤던 수많은 여행 책자 속에는 세계의 굉장한 거리공연자들만이 그곳에서 공연을 하고 있었다. 우리는 3번의 유럽 투어 동안 늘 퐁피두센터에서 공연을 빼놓지 않았다. 비아가 공연을 시작하면 기존의 퐁피두센터에서 공연을 하고 있던 사람들이 우리의 공연을 보러온다. 비아가 한복을 입고 연주를 시작하면 연주가 끝날 때 까지 그 곳, 그 시간은 온전히 우리가 주인공이 되었다.





사실 퐁피두센터뿐만이 아니다. 감격스럽게도 유럽에서 공연한 모든 곳에서 우리는 관심과 환대를 받았다. 이번 여행에도 우리는 수많은 사람들과 만나고, 함께 연주했다. 또다시 잊을 수 없는 40일의 기억과 함께 우리는 무사히 한국으로 돌아왔다. 6월부터 8월까지 3번에 걸쳐 귀한 지면을 허락해줘서 고맙다. 아직 들려주고픈 이야기가 많지만 여기서 잠시 멈춘다. 하지만 지방음대졸업생들의 계란으로 바위 깨는 유럽 도전기는 절대 멈추지 않을 것이다. 그 동안 여행에 함께 해줘서 고맙다.



글|송힘·편집|은민




1) 글래스톤베리 현대 예술 페스티벌 (Glastonbury Festival of Contemporary Performing Arts)은 세계에서 가장 큰 노천에서 벌어지는 음악 및 행위예술 축제이다. 현대 음악 및 가요 축제로 가장 널리 알려져 있으나, 서커스, 극, 코미디, 춤, 카바레 등 다양한 예술 축제도 열린다. Wikipedia
2) Kimchi festival in Denmark ( 덴마크 김치축제 2013.07.06 ) ) Youtub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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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애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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