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기심에

  
     

 

큰고개역의 큰고개는 정말 "큰" 고개인가?

두번째 나댐_1호선 큰고개역

 

글. 혜은 편집. 현지

 

* 참고 - 김기현 <대구 동구의 오래된 이야기>

앞서 대공원을 다녀온 후, 아직 의구심이 사그라지지 않은 역들이 몇몇 있었기에 이번 나댐에서도 그 중 하나를 이야기하려고 합니다. 그것은 큰고개역. 한자어로 된 다른 역들과 달리 너무도 순진스러운 한글 이름의 이 역은 읽는 그대로 해석 됩니다. 큰, 고개. 큰고개는 큰고개 오거리와 파티마병원 사이에 있었던 큰 재로, 걸어서 겨우 넘어갈 정도여서 옛 부터 큰고개로 불렸다고 합니다.

 

얼마나 컸기에 역 이름으로까지 지정되었으며, 그 고개가 과연 지금도 남아있을까요?

 

지난번과 마찬가지로 일단 큰고개역으로 향했습니다. 큰고개 오거리의 중심을 마주할 수 있는 3번 출구로 나온 저는 오거리의 활기찬 교통상황을 느끼며 발걸음을 옮겼습니다. 표지판은 각각 ‘파티마 병원’, ‘복현 오거리’, ‘동구청’ ‘만촌 네거리’ ‘동대구역’ 을 큼지막한 화살표로 가리켰습니다. 파티마 병원 방면의 ‘큰 고개’는 다행히 완전히 평평하게 깎이지는 않아서 ‘큰 경사의 도로’가 되어있었습니다. 저는 동북로를 따라 큰 고개를 넘기 시작했습니다.

사실 그렇게 높은 오르막은 아니었지만 다른 도로들보다는 차이가 있었습니다. 평지도시라는 이름에 걸맞게 대부분 밋밋한 대구도로 중에서, 버스를 타고 갈 때 그나마 내리막의 속도감이 느껴지던 죽전네거리 구 병원 방면 도로의 약 2배 정도였다고 할까요.
‘큰고개 목욕탕’, ‘큰고개 식당’, ‘큰고개 성당’등 ‘큰고개’라는 호를 달고 있는 상점도 제법 눈에 띄었습니다. 지역명 때문에 으레 지어진 게 아닌 실제로 ‘큰고개’위에 자리 잡은 ‘큰고개 목욕탕’은 마치 성산 일출봉에 있는 일출봉식당같은 당당함마저 느낄 수 있었습니다. 저는 자전거를 끌고 지나가는 인상 좋은 아저씨 한 분에게 큰고개라는 이름의 연유에 대해 여쭤보았습니다.

 

 

“여(여기)가 옛날에 큰 재였거든. 나무 해가(해서) 지고 다닐 때 고개가 높아서, 그래가 큰 고개라 한 거야. 동화사, 파계사 가는 길목 말고는 대구 시내에서는 여(여기)가 제일 높아.”

 

큰고개역은 현재 오거리명칭(큰고개오거리)을 따라 제정하였다고 합니다. 현 아양초교 앞에는 작은 고개가 있었고, 500m쯤 오면 조금 높은 길이 있었는데 (현 신암전화국 동편) 이 길을 ‘큰고개’라 불렀으며, 아저씨가 말씀하신 대로 공산면 일대의 주민들이 땔감을 팔러 다니던 고갯길이었다고 합니다. 옛날에는 이 큰 고개가 꽤나 높고 꼬불꼬불 했던 길로서 지겟군은 몇번을 쉬어 넘었고, 소달구지도 뒤에서 밀고 밀어 겨우 넘었으며 일제 중기에 나온 목탄차도 헐떡이며 넘다가 엔진이 꺼지면 다시 시동을 걸어 넘을 정도였다고 합니다. 이 고갯길은 일제시에 대구-하양-영천을 잇는 국도가 개설되면서 차차 길이 넓어지기 시작하여 1950년에서 1977년 사이에 세 차례에 걸친 국도 확장 공사로 높았던 고갯길이 계속 낮아져 지금은 35m의 넓고 완만한 고개로 변하여 옛날 큰 고개의 모습을 찾아보기 힘들게 되었다고 합니다.

 

아저씨의 자전거와 함께 고개를 오르다보니 어느 새 큰 고개 위에 우뚝 선 파티마 병원이 보이고, 그제야 평평한 도로가 펼쳐졌습니다. 말로만 듣던 큰고개를 두발로 차근차근 밟아보고 나니 마치 올레길을 완주한 것 같은 개운함이 밀려왔습니다.

 

 + 반고개 이야기
반고개는 그리 높지 않은 고개라 하여 '반고개'라 불렀는데 이것이 구전되어 오면서 '밤고개'로 변형, 명명 되었다는 설이 있으나 이곳 주민들은 이 고개 부근에는 오래 전부터 밤나무 들이 무성하게 우거져 있어서 밤고개라 불렀다고 합니다.

저작자 표시 비영리 변경 금지
신고
Posted by 비회원

댓글을 달아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