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난대학생인터뷰

  - 디노마드 대구 디렉터, 김민지


취재 혜은

사진 영준



지금 이 글을 보고 있는 당신은 학점, 토익, 봉사활동이라는 바글바글한 스펙시장에서 길을 잃고 서있지 않는가? 여기에, 거기서 한 발 떨어져 자유로이 그림을 그리고, 다양한 개성의 스텝들을 꾸려 매거진을 기획하는 여대생이 있다. 작은 체구로 통통 튀어다니며 디자인 매거진 <D.NOMADE>의 대구 지부를 이끌어가고 있는 그녀, 김민지를 만났다.




자기소개 부탁드려요.
계명대학교 KAC 국제경영학을 전공하고 있고, 디노마드 대구 디렉터를 맡고 있는 스물 셋 김민지라고 합니다.




디노마드는가 뭔가요?
디노마드는 디자인 잡지입니다. 디자인 노마드, 디자인을 찾아나서는 유목민이라는 뜻이에요. 대학생들이 모여서 기획부터 편집까지 주축이 되어서 매거진을 만드는 게 중심이구요, 그걸 유지하기 위해서 강연이나 전시, 증강현실 같은 사업을 통해 매거진을 계속 이끌어 나가고, 사업을 넓혀 나가고 있어요.




디노마드 지역 지부 디렉터가 하는 일에 대해 얘기해주세요.
일단 매거진을 만드는 건 공통된 일이고, 대구 같은 경우는 디자인 재능기부 봉사활동을 하는 CSR팀이 있어요. 부산이나 대전, 광주 같은 다른 지부는 마케팅이나 기획을 주로 하는 PR랩이 있고요. 이런 팀들로 디노마드 자체를 홍보하는 거예요. 대구는 봉사활동으로 홍보를 하는 거죠. 그래서 대구에 있는 지역 아동센터나 공익을 위해 일하는 기관을 찾아서 무료로 글라스데코를 해주고 있어요. 또 디자인 스토리지도 운영하구요.




디노마드와의 인연은 어떻게 시작되었나요?
작년 7월쯤, 3학년 1학기를 마치고 나니 학교가 너무 답답했어요. 제가 전공은 경영인데, 평소에 음악이나 디자인, 예술에 대해 관심이 많아서 그쪽으로 뭔가 재밌는 일을 해보고 싶었거든요. 근데 대구에서는 딱히 그런 일을 찾을 수 없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서울을 가야겠다, 했죠. 서울엔 인디밴드도 많고, 레이블도 많으니까 음악에 관련된 일을 해야겠다 싶어서 홍대에 있는 모 레이블과, 디노마드, 두 군데에 이력서를 냈어요. 그러고 난 뒤 레이블은 사정이 있어서 못 가게 됐어요. 그리고 사실 디노마드는 지원 기간이 지나고 낸 거였는데, 지역에 지부를 만드는데 디렉터가 필요하다면서 서울에서 연락이 온 거에요. 어떻게 보면 정말 타이밍이 잘 맞아서 하게 된 거죠. 아, 그리고 결정
적으로.......



결정적으로?
디렉터라는 말에 되게 끌렸어요. (일동 웃음) 




그럼 원래 음악에 관련된 일을 할 생각이었나 봐요.
네, 공연이나, 음반 기획이요. 그런데 평소 디자인 쪽에도 관심이 많았었고, 이 기회에 한번 해보는 것도 좋겠다 싶었죠.




직접 그린 그림이나 일러스트도 독특하고 예쁘던데, 디자이너 할 생각은 없어요?
아유, 거기까진 아니고, 소소하게 동아리 모집 포스터 같은 걸 그려주거나, 다이어리에 끄적이는 정도에요. 또 직접 작업을 하는 것도 좋지만 디자인을 어떤 공간에 꾸미거나 배치하는 걸 좋아해요.









디노마드의 매달 주제가 'ㅆㅂ' '아웃사이더' '꽐라' '69'등 굉장히 파격적인데, 이에 대한 생각은.
대학생이 만드는 잡지, 그 특유의 실험적인 주제로 컨텐츠를 기획한 다는 것은 항상 가슴이 뛰어요. 새로운 주제가 나올 때마다 이번엔 또 어떻게, 얼마나 발칙해질 수 있을까 하고 눈알과 머리를 굴려대는 순간이 요즘 저한텐 답답한 걸 배출하는데 최고에요. ‘ㅆㅂ’, ‘꽐라’, ‘69’와 같은 키워드만 본다면 그저 자극적이게만 보일지도 모르겠어요. 하지만 자극적인 컨텐츠를 다루는 것만이 취지는 아니에요. ‘디노마드' 속에서 할 수 있는 우리들의 진짜 속마음, 고민들에 대해 이야기 하는 것뿐이에요.속으로는 끙끙 앓고 있으면서, 겉으로는 갖가지 이유로 표현을 안 하는 경우가 많잖아요. 내숭이니 이미지니 뭐니 깨끗하지 못한 순수함으로 가식적인 포장을 해대면서. 대학생들이 모여 그런 고민들을 풀어내면서 생산하는 컨텐츠, 거기에 디노마드 특유의 가볍지 않은 솔직함이 녹아드는 것 같아요.




가장 애착이 간다거나, 기억에 남는 호가 있나요?
개인적으로는 최근 발간된 디노마드 매거진 '69' 가 가장 기억에 남아요. 약 9개월 동안 함께한 초기 디노마드 대구지부 스텝들의 마지막 작업이거든요. ‘69’가 담고 있는 발칙한 암호를 떠올리며 우리 주변에 숨은 암호들에 대해 생각해보고 풀어나갔던 작업이었는데 적어도 저한텐 꽤나 도전적인 주제였어요. 시시하지 않게 적당한 무게를 유지하면서 기획하고 싶었는데, 스텝들이랑 마음이 잘 맞아서 다행히 컨텐츠가 정말 잘 나왔어요. 그리고 인터뷰를 진행했던 탈북 작가 선무님의 작품과 생각을 접하면서 개인적으로 깨닫는 부분이 많았구요. 작업하면서 스텝들이 힘들어하긴 했지만.










새롭게 도전하고 싶거나 관심 가는 일은 있어요?
지금 디노마드 말고도 하고 있는 게 있는데, 시작한지 한 달밖에 안돼서. 컨벤션에 관련된 일을 진행하고 있어요.




컨벤션이라. 자세히 어떤 거예요?
컨벤션이라는 게, 굉장히 범위가 넓어요. 국제적인 회의나 포럼, 또 박람회, 쉽게 말해 유니브 엑스포 같은. 그 안의 전시나, 공연 같은 걸 모두 포함해서 기획하는 게 컨벤션이에요. 이번에 계대 축제하잖아요, 그때 저희 과랑 같이 클럽을 만들어서 칵테일 팔면서 시작하려고 하고 있어요.




그럼 지금 되게 바쁘겠네요?
그래서 지금 정신이 없어요. 어제도 칵테일 잔에 붙일 스티커 만든다고 막.(웃음) 그리고 개인적으로는 큐레이팅 같은 거 해 보고 싶어요. 시각적으로 공간을 꾸미고, 나만의 공간에서 나만의 전시, 그때 맞는 음악을 틀어놓는 공간을 만들고 싶어요.




문화예술에 발을 담그고 있는 대학생으로서, 대구라는 도시는.
강의 기획을 많이 진행 하면서 대구에 계신 디자이너나, 아티스트 분들에게서 대구에서 이게 잘 되겠냐고, 힘들지 않겠냐는 말을 많이 들었어요. 대구 지역 대학생들의 활동성에 대한 걱정이죠. 관심은 많은 데 잘 움직이지 않는다는 거. 인터넷이나, 매체에 잘 노출되어 있지 않으니까 그런 것 같아요. 그런 우려하는 목소리를 많이 들었던 게 기억에 남아요. 사실 그런 쪽으로만 해결이 된다면 정말 잘 될 수 있거든요.

디렉터를 맡은 지 1년이 다되어가는 지금, 솔직히 이걸 시작하기 전에는 사실 저부터도 뭘 찾을 생각이 없었어요. 대구는 이것도 없고, 저것도 없고, 대구가 그럼 그렇지, 하면서. 불만이 많았어요. 그런데 이일을 시작하고부터 이쪽으로 관심을 가져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움직임들이 눈에 활발하게 보이는 것 같아서 너-무 좋아요. 이전에 느끼기에도 대구가 항상 여건은 충분한데 잘 안 이루어졌던 것 같아요. 분명히 할 수 있거든요. 보면 퀄리티도 정말 좋고, 서울보다 대구가 더 좋은 것 같아요. 오히려 더 끈끈하고, 더 좋아요. 그래서 작업도 더 잘되고. 앞으로도 잘 될 것 같아요. 그래서 저는 계속 대구에 있어도 될 것 같아요. 아니, 있을 거예요.




꿈을 얘기해주세요. 꿈?
꿈이라.......사실 하고 싶은 게 너무 많아서.




그럼 단기적인 목표라고 할까요?
일단 지금은 아직 내가 딱히 어떤 분야에서 잘한다고 생각되는 것도 없어서, 만족한다고 느낄 때까지 노력을 할 것 같아요. 목표는 그거에요. 힘든데 참고 하는 게 아니라 어쨌든 내가 하고 싶어서 하는 거니까. 내가 원하는 거면, 그게 뭐가 되었든 끝까지 할 거에요.




프랑스 시골에 집 짓고 산다던지 그런 꿈은 없어요?
아, 그런 거 있어요. 아까 비슷하게 말했는데, 나이가 몇이 됐든 작업실을 만들고 싶어요. 복합 공간 같은. 술도 팔고 음료도 팔고, 음악도 틀고 영화도 틀고, 전시도 하고, 그런 공간을 갖는 게 꿈입니다.




모디에 대해, 그리고 모디에게.
모디가 만들어진 지 정말 초기에 봤었는데, 디노마드도 그렇고 그때 보다 지금 정말 훨-씬 많이 성장한 것 같아요. 모디가 하는 일들이 굉장히 좋은 것 같아요. 대구 대학생들이 주가 되어서 활동하고 있다는 거잖아요. 퀄리티도 좋고, 내용도 대구 문화를 다루니까, 내가 몰랐던 대구의 소식들을 알 수 있어서 정말 좋은 잡지인 것 같아요. 응원할거고, 앞으로도 계속 볼 거예요.



학교는 언제 갈 거예요?
한 2년 후에 돌아갈 것 같아요. 하고 싶은 거 다 해보고.






색색의 그림만큼이나 하고픈 일이
많은 그녀에게,
그리고 우리 모두에게
대구가 다채로운 복합공간이
되길 응원한다.


Posted by 애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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