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난 대학생 인터뷰

 -  메이커스 대표 우상범 & 온문화 대표 주효준



"달을 향해 쏴라.

설사 달을 빗겨 가더라도 우주의 어느 별에 도달할 것이다.
(Shoot for the Moon, Even if you miss it, You will land among the stars.)"



전(前) 우주인 후보 ‘고 산’씨가 청년의 꿈과 미래에 관한 강연에서 한 말이다. 오늘날은 바야흐로 청춘창업의 ‘춘추전국 시대’다. 너도나도 머리엔 창업아이템을 가슴엔 열정을 품고 창업에 도전한다. 하지만 우후죽순으로 생겨나는 청년 기업만큼 ‘경험부족’ ‘지식부족’ ‘끈기부족’이라는 잔인한 현실에 포기하고 떨어져 나가는 숫자도 만만치 않다. 현실에서는 달(목표)을 향한 청춘들의 열정과 도전은 자유일지라도 살아남아 어느 별에 도달하는 것(성공)조차도 선택받은 자들만이 누리는 행복인 것이다.


모디가 5월에 만나본 별난 대학생, ‘메이커스’ 우상범 씨와 ‘온문화’ 주효준 씨는 이런 점에서 소위 살아남은 청년 기업 CEO다. ‘메이커스’는 현재까지 4차례 이상의 소셜 콘서트를 개최 하면서 대구 문화예술의 새로운 부흥을 일으켰다는 평가를 받았다. 작년에는 경북대가 주관한 ‘KNU 창업캠프 모의 경진대회’와 한국사회적기업 진흥원이 개최한 ‘청년 사회적 기업가 육성사업’에서도 우수한 성과를 거뒀다. 지난 4월에는 ‘리쌍’과 ‘버벌진트’를 비롯한 지역 인디밴드들을 섭외해 개최한 ‘세가지불편한진실’이 성공리에 마무리 되면서 이제는 대구를 대표하는 청년 기업으로 자리 잡았다.


‘온문화’는 대구의 인디밴드들을 섭외해 관객과 소통할 수 있는 ‘코앞 콘서트’를 개최하면서 소외받는 지역 문화예술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지난 3월에는 유니커즈를 비롯한 여러 대구 뮤지션들과 함께 ‘3GO 콘서트’를 열어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 인디밴드는 홍대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고 말하는 그들의 외침은 ‘대구인디콘서트’와 ‘대구문화예술기획단’ 등 다양한 방면으로 실현 중이다.



취재 제원, 진나, 여름
사진 여름




각자 자기소개와 하는 일에 대한 간단한 설명 부탁드릴게요.



  안녕하세요. 저는 ‘메이커스’ 우상범입니다. 저희가 하는 일은 특정 분야에 한정된 것은 아니고요. 청춘들을 위한 기업인만큼 그들이 궁금해 하고 필요로 하다고 생각되는 것들을 위주로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하고 있습니다.


  저는 ‘온문화’ 주효준이라고 합니다. 저희는 대구 문화예술분야에 집중해서 일을 하고 있습니다. 모토는 ‘지역 문화 예술 활성화’ 이고 이를 위해 문화예술 분야에서 연극이나 콘서트 등을 기획하고 있고 기존의 극단들과 함께 마케팅도 하고 있습니다.






이 일을 시작하게 된 이유가 있나요?



우  무엇보다도 창업을 꼭 해보고 싶었어요. 밖에서 보기에 정말 재밌어 보였거든요. 떼돈을 벌 목적은 없었고 아직도 이런 문제로 걱정을 하지는 않아요. 저에겐 ‘메이커스’가 한번 밖에 없는 기회라고 생각하는데 이 일을 하면서 저와 제가 하는 일을 필요로 하는 사람도 있다는 것을 알게 됐어요. 금상첨화죠.


  어느 순간 정신을 차려보니 이 일을 하고 있었어요. 전 20대 이후로 삶에 우여곡절이 정말 많았거든요. 지금 하는 사업도 처음엔 이런 쪽 일이 아니었는데 ‘힘들 때의 경험’과 ‘참 재밌다‘라는 느낌이 지금의 이 일을 하게 만든 것 같아요. 요즘도 일을 하다보면 밤을 새는 경우가 많은데 힘들다는 생각보다는 하고 싶은 걸 하면서 살고 있다는 느낌이 들어요.





하고 싶은걸 하다보면 현실에서 힘든 일에 부닥치기 마련이잖아요?



  네, 무엇보다도 문화예술 쪽일을 직접 하다 보니 대구 시민들의 관심이 많이 저조하다는 것을 깨달았어요. 대구의 문화예술 인프라는 전국에서도 내노라 할만큼 좋은 편이고 문화예술가 분들도 많이 계세요. 하지만 시민들의 문화예술에 대한 저조한 소비수준과 관심이 이를 상쇄시키는 거죠.


  저도 비슷한 의견이에요. 전 대구 사람이 아니라 경남 거제 출신인데 대구 문화를 이야기 하자면 수동적이라고 말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대학생들의 목적이 취업에 쏠려 있어 문화예술을 즐기려는 절대적 수치 자체가 미미하기도하지만 문화를 즐기고 싶어 하는 청년들이 있더라도 그 관심은 TV와 수도권에서 주목하는 대형가수에 머물고 있죠.





힘든 점을 얘기하다보니 대구의 문화예술에 대한 시민들의 모습이 부각됐는데 청년 기업가로서 대구의 청춘들을 보는 모습이 어떤가요?



  대구에서 콘서트를 할 때 시민들의 선택은 콘텐츠의 수준보다는 금액에 의해서 좌우되는 것 같아요. 소득수준의 차이라고 말할 수도 있겠지만 저는 그들이 선호에 대한 가치관이 뚜렷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문화예술에 대한 선호가 위에서 보여주는 것만 보고 열광만 하면 되는 수동적 패턴이다 보니까 자기에게 맞는 분야를 잘 알지 못하고 자연스럽게 관심과 소비한계도 떨어지는 거죠.


  사실 문화는 그 도시의 경제력과 관련되어 있어요. ‘메이커스’에서 십센치를 섭외하면 그 돈은 서울사람이 가져가거든요. 한 마디로 대구는 문화예술도시가 아니라 문화를 팔러오는 시장같은 역할을 하고 있는 거죠. 이것이 나쁘다는 것이 아니라 대구 시민들도 지역 문화 예술에 대한 관심을 키울 필요가 있어요. 대구의 뮤지션들을 데리고 기획을 하면 잘 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에요. 대구 청년들에게 뮤지션은 인기가 많으면 잘하는 거고 대중매체에 나오면 유명한 거죠.





지금 까지 말했던 대구의 문화예술에 대한 현실 속에서 본인들이 생각하는 역할은 무엇인가요?



  저희는 ‘메이커스’란 회사자체가 하나의 콘텐츠라고 생각해요. 대구의 이런 현실 속에서 청춘들을 계몽시켜 그들의 생각을 바꾸고자 하게 아니에요. 저희가 직접 대구 문화예술에 뛰어들어 하나의 콘텐츠로서 역동적인 ‘분위기’를 만들고 싶다는 거죠.


  ‘메이커스’가 콘텐츠를 생산해 분위기를 주도한다면 저희 ‘온문화’는 기존의 극단이나 문화생산을 하시던 분들과 더불어 그분들이 더 잘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해 주는 역할을 해요. 대구 뮤지션들을 소개하고 청춘들의 관심을 불러일으켜 궁극적으로 문화예술의 활발한 분위기를 지향하는 거죠.




메이커스 대표, 우상범




두 분 모두 아직 학생이신 것 치고는 또래에 비해 다양한 경험을 하고 계시잖아요. 학교생활은 어때요?



  저는 건국대에 입학 했다가 자퇴를 하고 다시 수능을 봐서 경북대로 오게 됐어요. 들뜬 마음으로 대학에 들어와 보니 한창 하고 싶은 것이 많을 나이의 주위 친구들이 주어진 상황과 조건 속에서만 아등바등 산다는 느낌이 들었어요. 그렇게 대학생을 보내고 졸업할 때가 되면 인생의 목표가 취업이 되어버리는 친구들을 보니 너무 안타까웠어요. 결국 저도 저렇게 내 자신을 잃어버릴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죠. 그러다 보니 학교생활보다는 다른 활동들을 많이 하기 시작 했고 마음 맞는 친구들을 만나 활동을 시작하게 됐어요.


  저는 경북대 중어중문학과 학생이에요. 처음에는 또래 친구들처럼 과 생활도 열심히 해서 과대까지 했어요. 하지만 워낙 우여곡절이 많은 삶을 살다보니 본의 아니게 바깥 세상을 경험하게 됐고 언젠가 뒤돌아보니 이미 학교에서는 부적응자가 되어있는 거예요.(웃음)그래서 지금은 휴학을 하고 제가 하는 일에 몰두하고 있죠.






우상범 씨는 재학 중인 학생이고 주효준 씨도 휴학 중이긴 하지만 졸업 전이잖아요. 학업과 사업을 병행하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세요?



  우선 제 설명부터 하자면 전공은 건축공학과이고 꿈은 건축가에요. 지금은 이 일이 좋아서 하고 있지만 건축가의 꿈을 버린 것은 아니에요. 이 일을 하다가 잘 안되면 다시 돌아 갈 테니 받아달라고 이미 교수님에게 말해놨어요.(웃음) 하지만 지금은 사업과 학업을 병행하고 있는 만큼 우선순위를 따져서 포기할 것은 포기하고 가져갈 것은 가져가면서 일을 하고 있기 때문에 크게 힘들지 않아요.


  저는 거기에 대해 고민이 많아요. 휴학을 더 하고 싶은데 한번 밖에 안 남았거든요. 지금은 사업 초기라서 일에 익숙지도 않은데 학업까지 병행하는 것은 무리라고 생각해요. 저 같은 경우에 이 일을 5년만 더 하면 사업도 커지고 손에 익어 학업을 병행 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그때가 되면 제 전공은 필요가 없어지잖아요. 그래서 문제는 지금 하는 일에 제 전공이 필요가 있는지 없는지 인 것 같아요. 필요 없다면 학업을 포기하는 거죠. 저는 후에 중국에 가서 사업을 할 생각이 있어서 힘들지만 학업을 포기할 수가 없어요. 요즘엔 삼십이 넘은 만학도들도 많잖아요. 제 사업이 자리를 잡고 학교를 다녀도 늦지 않다고 생각해요.






함께 사업을 꾸려가는 친구 분들을 소개 해 줄 수 있나요?



  ‘메이커스’는 같이 일하는 친구가 저 말고 여섯 명이 더 있어요. 두 명은 군대 가기 전부터 사업 아이템을 같이 이야기 하던 친구들이고 세 명은 어느 정도 사업이 진행 되고 나서 들어온 친구들, 그리고 얼마 전 한 명이 더 늘어 총 여섯 명이에요. 이 친구들은 특징이 사업을 하면서도 걱정이 없고 불안해 하질 않아요. 집이 잘 살아서가 아니라 자기 자신을 믿고 자신감이 있기 때문이죠.


  ‘온문화’도 저 말고 같이 하는 사람이 여섯 명이 더 있어요. 같은 과 후배 두 명과 컨벤션에 잠시 다닐 때 알게 된 친구 그리고 계대 시각디자인과, 영대, 대가대 친구 해서 총 6명이죠. 컨벤션에 다닐 때 알게 된 친구는 지금 취직해 가끔 도와주고 있고, 후배 한 명은 중국에 있다가 저를 도와주려고 일부러 귀국했어요. 다른 사람들도 모두 성실하고 창의적인 친구들이에요. 그리고 종태 라는 2인자 친구가 있는데 얼마 전에 ‘누군가 다마스 한 대를 끌면서 홍대 문화를 만들었다’는 얘기를 듣고 대구에도 홍대 같은 거리를 만들겠다며 다마스를 사려고 돈을 모으고 있어요.(웃음)




온문화 대표, 주효준




좋은 동료들과 확신에 찬 열정으로 일을 하더라도 청춘인 만큼 아픈 일도 생기잖아요. 걱정이나 고민은 없나요.



  고민은 매 순간 들고 있고 또 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확실하다고 믿었던 것들이 아니다 라는 판단이 서면 언제든지 사업을 포기할 수도 있어야 하거든요. 포기 한다고 해서 그것을 실패로 볼 수는 없어요. 나만의 인생이 걸린 문제가 아니기 때문에 더 망하기 전에 포기를 하는 것이 성공일 수도 있잖아요. 하지만 그런 게 반복되다 보면 초심과 현재 방향이 달라질 수도 있기 때문에 항상 고민을 해야 되요.


  그런 점은 저도 항상 고민하는 중이에요. 어느 한 회사의 대표는 하는 일은 동료에 비해 적지만 선택의 순간이 너무나도 많아요. 성공해서 잘나가는 CEO들을 몇번 만나봤는데 떵떵거리며 고민 없이 사는 줄만 알았던 그분들도 같은 고민을 하고 있더라고요. 사업의 방향을 정하는 대표는 선택으로 평가 받잖아요.






그럼 점에서 사업의 고민은 돈과 연관되는 경우가 많잖아요. 지금 사업의 재정은 수익이 나는 순환구조인가요 아직 투자 단계인가요?



  저희 ‘메이커스’의 경우에 매출은 상당히 높은 편이에요. 순 이익도 점점 나아지고 있고요. 물론 수익이 안 날 때도 있지만 그래도 결과적으로 사무실도 마련했고, 많이 벌지는 못했지만 내가 이 일에 지치지 않는 만큼은 벌고 있는 것 같아요.


  ‘온문화’는 매출액은 크지 않지만 조금씩 늘려가고 있어요. 의도치 않았지만 수익이 계속 나는 분야도 있고요. 동료들도 식구처럼 같이 가는 친구들이라 더 벌면 더 주고 덜 벌면 덜 주는 식이에요. 사실 돈도 중요하지만 청년기업인 만큼 진심이 더 중요한 것 같아요. ‘메이커스도 작년에 10cm를 섭외 할 때도 돈이 없기 때문에 진심으로 부딪쳤잖아요. 결국 그게 성공해서 ‘메이커스’가 궤도에 오를 수 있었던 것도 사실이고요.







청년 창업을 먼저 경험한 선배로서 꿈을 찾는 대구의 대학생들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나요?



  저는 창업이라는 것이 ‘달콤한 독’이라고 생각해요. 성공을 하려면 전문성이나 독창성, 아니면 자본 중에 하나라도 확실해야 돼요. 지금 저희 회사는 깊이도 없고 자본도 없는 거품에 가깝죠. 사실 내일 망해도 전혀 이상할 게 없거든요. 하지만 청년 기업은 좀 다른 점이, 청춘이라는 패기와 남이 생각하지 못하는 작은 독창성만 으로도 충분한 것 같아요. 그런 점에서 자기만의 색깔을 찾는 게 중요해요. 이 말이 남들과 다른 색깔을 가져야 한다는 것은 아니에요. 단지 자기가 하는 일에 대해 확실한 이유와 신념을 가진다면 무슨 일을 하던 그것이자기만의 색깔이 될 수 있잖아요.


  그런 점에서 저도 아직 색깔을 찾아가는 중이에요. 색깔을 찾는 것이 특별한 일이라기보다는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자기 전문성을 키워 나가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그냥 대학생이었던 저도 친구들과 하고 싶은 일을 하다 보니 익숙한 분야도 생기고 사업이 커지면서 저 자신도 성장하고 있거든요. 그 과정에서 자신만의 역할을 찾는 거죠. 이건 되고 저건 안 된다고 미리 선을 긋기보다는 무엇이든 부딪쳐 보는 게 중요하죠.


Posted by 애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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